형님 댁의 보물
두 형제가 한 동네에 나란히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.
형님네 집은 항상 웃음소리가 들리는 화목한 가정인데 동생네 집에서는 싸우는(싸우다) 소리가 자주 들렸습니다.
‘우리집은 그렇지 못한데 형님 댁은 어떻게 늘 웃음소리가 들리는지 알 수가 없네…’
동생은 궁금하게 생각하였습니다. *‘재산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, 형님과 내가 똑같이 받았고 형님은 식구가 나보다 더 많은데… 아무래도 무슨 보물을 숨겨 놓은 모양이야. 가서 보물을 나누어 가지자고 해야지.’
동생은 이렇게 생각하고 형님 댁을 찾아갔습니다. *“어서 와.” *형님이 동생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. 그런데 형님은 길이가 짧은 이상하게 생긴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.
“바지 모양이 왜 그렇습니까? 긴 바지도 아니고 짧은 바지도 아니고 이상하군요.”
동생이 말했습니다. *“허허, 그럴 이유가 있지.”
형님이 껄걸 웃었습니다. *“내가 어제 시장에서 바지 하나를 샀지. 집에 와서(오다) 보니까(보다) 길이가 너무 길지 않겠어? 그래 저녁을 먹으면서 식구들 앞에서 바지를 5 cm W쯤 줄여야겠다고 말했지.”
“그게 5cm 줄이신 겁니까? 15 cm쯤 줄이신 것 같은데요.”
“그런데 아침에 보니까 이렇게 많이 줄어 있잖아.”
“그럼 형수님은 5cm 가 어느 정도인지도 잘 모르신다는 말씀입니까?”
“아니지. 형수야 분명히 5cm 만 줄였지.” *“그럼, 10cm는 누가 줄였어요?” *“5cm 는 큰딸이 줄였고 또 5 cm 는 둘째 딸이 줄인 거야. 딸이 둘이니까 다행이지. 하나 더 있었다면 이 바지는 아마 더 짧아졌을 거야. 허허허.” *“형님도 참, 웃음이 나오세요? 저 같으면 야단을 치겠습니다.”
“허허, 너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. 바지는 이렇게 됐지만 제 어머니를 도우려고 큰 딸이 먼저 줄여 놓은 것을 어떻게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니? 또, 집안 일에 바쁜 어머니와 학교 시험 준비에 바쁜 언니를 도우려고 둘째가 줄여 놓은 것을 어떻게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어? 하루 일이 끝나고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가 바지 생각이 나서 눈을 비비며 5cm를 줄여 놓은 네 형수에게 어떻게 잘못을 말할 수 있겠니? 안 그래?”
[그제서야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.
동생은 그 길로 가서 바지 하나를 샀습니다. 그리고 저녁을 먹을 때에 식구들을 보고 바지가 10cm쯤 길다고 말했습니다. *이튿날 아침, 바지를 입어 보니까 바지가 그대로 있었습니다. 동생은 화가 나서 아내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.
“왜 바지를 아직까지 안 줄인 거야!” *“얘, 영숙아, 아버지 바지 왜 안 줄였니?” *아내가 큰 딸을 나무랐습니다 .
“얘, 경숙아, 아버지 바지 왜 안 줄였니? 왜 시키는(시키다) 일을 안 하는 거야?” *큰 딸이 동생에게 야단을 쳤습니다 .
“숙제가 많아서 못 했어.” *둘째 딸은 문을 ‘쾅’ 닫고 나갔습니다. *동생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습니다.
“형님 댁의 보물이 뭔지 이제 알겠다…”